닷새째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경계는 사라지고

세상이 느려졌습니다



모든 움직이는 것들은

슬로우 모션으로

페이드 아웃되고 있습니다

낙락장송의 가지는

눈무게에 자신을 내려 놓았고

먹이 잃은 산새는

사선을 그으며 비상합니다



밤새워 마시며 

세상을 겨워하던

우리들의 젊음도

이제

사라졌습니다

하얗게 질린

넋놓은 세상 앞에

욕심도 같이 내려 놓을까 합니다



한교수님, 승승장구 하십시오

솔내 선생과 월암 선생께도 안부전해 주십시오